가족이 구치소에 들어갔거나 영장 심사 날짜를 받아 둔 상태라면, 이 생활이 언제 끝날지가 무엇보다 걱정입니다. 아프면 잠깐 나올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구속집행정지를 알아보지만, 법원은 이 제도를 까다롭게 판단하고 병원 서류 한 장으로는 잘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구속영장 변호사와 상담하기 전에 기각되는 이유와 챙길 서류를 정리했습니다.
집행정지와 보석은 성격이 다릅니다
구속집행정지는 지금 진행 중인 구속을 정해진 기간 동안 멈춰 두는 제도입니다. 보석은 갇혀 있는 상태를 풀어 주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집행정지로 나온 사람은 사정이 바뀌면 언제라도 다시 구치소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법원이 보는 내용도 갈립니다. 집행정지에서는 병, 집안 사정, 사람으로서 피할 수 없는 사정을 보고, 수사 중에도 재판 중에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할 수 있는 시기가 넓은 만큼, 언제 신청하느냐보다 무엇으로 필요성을 보여 주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보석은 대개 재판이 열린 뒤에 달아나거나 증거를 없앨 우려가 낮은지를 따집니다. 시점에 따라 어떤 절차를 쓰는지는 구속적부심과 보석 중 무엇을 청구할지에서 다뤘습니다.
진단서 한 장으로 기각되는 이유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는 병원 진단서 한 장을 내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법원은 병이 있느냐보다 구치소 안에서 그 병을 치료할 수 있느냐를 꼼꼼히 따지고, 안에서도 치료할 수 있다고 보면 그것 하나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가족이 고생하고 있다거나 건강이 나빠졌다는 정도의 사정도 사정은 같습니다. 딱한 처지를 말하는 데서 그치면 부족하고, 지금 왜 꼭 바깥에 나와야 하는지를 객관적인 서류로 보여 줘야 합니다.
법원이 무겁게 보는 사정
아래와 같은 사정이 있을 때 집행정지가 무게 있게 다뤄집니다.
- 구치소 밖 병원에서만 치료할 수 있는 심각한 병이 있을 때
- 맡아 줄 어른이 없는 어린 자녀가 집에 남아 있을 때
- 재판을 준비하려면 바깥에서 도움을 받아야만 할 때
- 갇혀 있는 동안 되돌릴 수 없는 피해가 생길 가능성이 클 때
이런 사정이 있어도 달아날 가능성이나 증거를 없앨 우려가 남아 있다고 보면 결론이 바뀔 수 있습니다. 두 가지를 한꺼번에 설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녀 사정을 이유로 든다면 아이를 돌볼 사람이 달리 없다는 점을 가족관계 서류와 함께 보여 줘야 합니다.
서류는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내는 서류는 서로 맞물려야 합니다. 지금 상태가 얼마나 급한지, 밖에서 치료해야 하는 까닭이 무엇인지, 구치소 안에서는 왜 어려운지, 다시 구속해야 할 우려가 낮은지, 가족과 생활 기반이 안정돼 있는지가 한 줄로 읽혀야 합니다.
서류가 많다고 유리해지지는 않습니다. 진단서와 치료 계획서, 가족 사정을 보여 주는 서류, 재판 단계라면 변호인 의견서까지 각각이 같은 결론을 가리키는지를 먼저 맞춰 보세요. 병원 서류에는 어떤 치료가 언제까지 필요한지, 구치소 안에서는 왜 그 치료를 받기 어려운지가 드러나야 합니다.
지켜보기만 하면 시기를 놓칩니다
조금 더 두고 보자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 구속은 길어집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늘고 회사 일과 생계 문제까지 겹치면서 생활 전체가 흔들리기도 합니다. 가족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그동안의 진료 기록과 치료 내역을 빠짐없이 모으고, 집안 사정을 보여 줄 서류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수사 단계에서 한 말과 낸 서류는 나중에 보석이나 집행정지를 판단할 때도 읽힙니다. 공소가 제기된 뒤 보석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면 보석 청구에서 법원이 보는 사정도 확인해 두세요. 같은 병을 이유로 한 다른 사건의 결과가 이 사건을 예측하지는 않습니다.